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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

2022년 8월 1일 첫 방송

매주 (월,화) 오후 10시 30분 방송

연출 : 박원국, 강희주

극본 : 박슬기, 최민호, 이봄

원작 : 이은소 장편소설 < 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 >

출연 : 김민재, 김향기, 김상경, 안창환, 전국향, 연보라, 김수안, 한창민, 유성주, 오경주, 정원창, 김형묵, 김학선

 

 

침 못 놓는 천재 의원 유세풍, 이상하고 아름다운 계수의원에서 반전과부 서은우, 괴짜 스승 계지한을 만나 심의로 거듭난다. 아픈 자들에겐 따뜻한 처방을, 나쁜 놈들에겐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조선시대 정신과의사들의 행복 처방전!

 

 


 

 

 등장인물 

 

유세풍 (본명 : 유세엽) / 김민재

침 못 놓는 천재 의원, 마음의 맥을 짚다!
인물, 학식, 성품 등등을 온전하게 갖춘 그 자체로 따듯한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같았던 남자. 헌데, 왕실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내의원 최고 침의(鍼醫)에서 침만 잡으면 하얗게 질리며 때로 과호흡, 두통, 구역감을 겪는 병자로 전락하고는 누구의 원기 회복에도 도움 안 되는, 차갑게 식어버린 맹탕 신세가 되어버렸다.

'본 투 비 양반'이었다. 대대로 꽃길만 걸어온 명문세가, 이조판서 유후명의 아들로 뼛속 깊이 장착된 월등한 유전자는 애써 겸손하려 해도 그를 가만 놔두질 않았다. 수려한 외모로는 군계일학(群鷄一鶴), 내로라하는 북촌 사내들을 한순간에 뒷마당 수탉으로 만들었고. 눈빛이 종이 뒷면까지 꿰뚫을 정도로 서책을 파고 또 판 덕분에 이해가 깊고 날카로웠으니. 십 오세에 성균관 입학, 십칠 세에 문과별시 장원, 십팔 세에 문과 식년시 초시, 복시까지 삼장 장원을 석권한 가히 천재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없는 사내였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결국 ‘의원’ 이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모친을 병으로 잃게 되자 붓을 꺾고 의학에 매진했다. 

이후, 세엽은 의과 초시, 복시 장원을 거머쥐며 단숨에 내의원에 입성하였다. 남들은 족히 십 년은 걸릴 과정을 불과 두 해 만에 단기 속성으로 끝내버렸다.

완치된 이들의 한결 좋아진 얼굴과 감사의 인사는 뒤로 하고, 본인의 진단과 치료로 병증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승전의 결과물에만 집중했다. 차곡차곡 케이스를 쌓은 덕에‘내의원 수석 침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세엽의 세계가, 단 한 번의 시침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려버렸다. 스승, 어의 신귀수 대신 왕의 얼굴을 뒤덮은 종창에 시침했으나, 출혈이 멎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왕은 승하하고 도제조인 부친은 왕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려고 애를 쓰다 목숨을 잃는다. 살아남았으나 좌절감과 죄책감, 의문을 떨칠 수 없었던 세풍, 절망의 나락을 헤매는 건 당연지사.

절벽에서 몸을 던지려다, 웬 여인의 구명을 받은 후, 1년 간 고통스런 기억을 지우려 술로 보내던 중 계지한을 만나게 된다.

숙식을 해결하고 몸을 의탁해야 할 거처인 계수의원은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치매 걸린 할망, 맞짱 뜨기의 대가 입분, 약초 천재 장군, 조선판 고든램지 남해댁 등 사연도 캐릭터도 천태만상인 이곳에서 1년을 외면했던 세엽의 의원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서은우 / 김향기

팔방미인 반전 과부, 마음 아픈 이들의 사연을 추리하다!
아침 이슬 한 방울의 무게조차 버거워 날갯짓이 힘겨웠던 나비. 연약한 나비 같던 여인 은우가 기상 이변을 일으켰다. 

계수의원 심의로 거듭나며 나비효과의 장본인이 된 그녀,

현령 댁 아씨였던 시절엔 고운 외모, 야무진 성품, 음전한 자태로뭇 사람들의 경이로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동헌 검안소에서 시신을 검안하고 추리하는데 남다른 반전 재능을 가진 여인이었지만, 일 년 전 청성 이씨네 집안 며느리가 된 후 열녀 되기를 종용 받는 과부로 전락했다.

‘조선의 과부’ 는 행복을 욕망해선 안 되고, 꿈을 가져서도 안 되었다. 열녀로 죽거나, 과부로 죽은 듯 살거나였다. 그녀에게 허락 된 건 남편 무덤 옆 묫자리 또는 별채 독방 뿐이었다. 그래, 죽자! 죽어라, 죽어라 등 떠미는 세상 억지로 버텨내기도 지쳤다.

서럽고 억울한 면 없지 않으나 굳이 살고픈 마음도 없었는데, 죽으러 가는 길 곳곳마다 등장해 자꾸 살려내는 이들이 있었다.

유세풍과 계지한. 사람 살리는 게 본업이라며 자꾸 살아라, 살아라 손 내민다.

과부 행복 찾기 프로젝트에 무한도전장을 내민 계수의원 식구들. 그들의 돌발 행동이 불러온 코믹 시전이 은우를 웃게 한다. 

그러다 문득 문득 희한해진다. 나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살아지는 대로 그저 존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살고 있다니. 

죽고자 결심했을 땐 불가능해 보였으나, 살고자 결심하니 비로소 가능해진 행복을 놓칠 이유가 없었다. 살고 싶어졌다. 

이왕이면 잘 살고 싶어졌다. 욕심이 생겼다. 꿈을 꾸게 됐다.

'조선의 심의'로 살겠습니다. 세풍의 제안으로 의술을 배워보기로 한 은우,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어졌다. 

밤낮없이 어려운 의서들을 탐독하고 혈자리를 공부하는 세풍과 은우. 기구한 사연을 가진 병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울었다. 

병자들의 사연을 헤아리는데 집중했고 그 이면에 숨겨진 범죄 행각들을 속속 포착했다. 강단 있고 야무진 처자였던 시절의 기개가 날개를 펴니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니 청출어람이로다.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 되어 소락현에 일어난 사건을 척척 해결해나간다.

 


 

계지한 / 김상경

돈 밝히는 괴짜 의원, 겉바속촉 스승님이 되다!
까칠한 첫마디에 놀랐다가도 그 까칠함 이면의 따스함에 중독되면 자꾸 만나고 싶고, 자꾸 얘기 나누고 싶어지는 사람 냄새 나는 사람. 계수의원 개지랄 의원, 계지한이 바로 그런 분이시다. 요즘 것들 말로 하자면 츤데레랄까.

계수의원의 수장이며, 계수 식구들의 가장이자, 정신적, 물질적 구심점인 계지한은 세상에서 버려진 사람들을 모으고 품고 보호한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아동폭력 희생자 장군, 이민족의 후손으로 사회에서 차별과 무시를 당하던 남해댁, 천애고아가 된 첫사랑 딸 입분이, 병자호란 때 화를 입고 가족에게 버려진 치매 환자 할망. 까칠하고 욕 잘하지만 뒤에선 어려운 환자들에게 땔감과 먹을 것을 챙겨주고, 불의에 거침없이 맞서는 의원 홍길동!

한때 그는 유후명, 신귀수와 함께 장래가 촉망되는 내의원 삼인방이었다. 중인 출신이었지만 실력이 레전드급이라 쭉쭉 잘 나갔다. 

그러던 중 자신의 스승 전규형이 단사초와 관련되어 누명을 쓰고 죽는 것을 목격하고 그 길로 궐을 나왔다.

야인으로 떠돌며 함경도 평안도 등지에서 빈민 구휼과 의료 활동에 전념하다 소락 마을 언저리에 계수의원 문을 연 게 어느덧 십오 년 전이다.

얼마 전, 웬 호박 하나가 굴러들어왔다. 세풍이다. 처음엔 의원 물 좀 먹은 양반인가보다 했는데, 녀석의 답답한 한숨과 억울한 눈망울에서 젊었을 적의 자신을 본 그는 녀석 양반물 좀 쫙 빼고 나면 키워볼만 하겠다는 계산이 섰다. 이 녀석 손에 침을 쥐어주는 것, 이 녀석이 참된 의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어쩐지 제 운명인 것도 같다. 하여, 도전! 계지한은 세풍을 슬기로운 의원 생활의 길로 인도하기 시작하는데.

여기, 또 한 인물이 추가되니 바로, 은우다. 외유내강 그녀, 음전한 자태와 조곤조곤한 말투가 신뢰감 만렙이니, 심의 자질 충분하지 않은가. 아니나 다를까,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니 청출어람이로다! 이렇게 계지한을 필두로 탄생한 조선 심의(心醫) 삼인방의 활약이 본격 궤도에 오른다.

 


 

<계수의원>

 

만복 / 안창환

세풍 집안의 머슴. 남다른 풍채를 지닌 의리파 몸종, 무엇이든 삽시간에 먹어치우는 조선의 식신. 남다른 힘으로 장터 씨름 대회에 나가면 대적할 사람이 없고 힘으로는 그 누구에게 져본 적 없는, 말 그대로 천하장사. 그 남다른 힘으로 세풍의 호위무사를 자처한다. 

나무해오기, 장작패기, 마당 쓸기, 심부름하기...등등 뭐든지 최상급 머슴이다.
세풍을 도련님이라 부르지만 친구이자 가족이라 생각한다. 세풍이 왕을 시침으로 죽게 만들고 한양에서도 내쫓긴 신세지만 끝까지 몸종으로, 가족으로, 친구로 남아 세풍과 함께한다. 1년 동안 세풍의 방황을 묵묵히 지켜주다 우연한 계기로 계수의원에 함께 눌러앉게 되는데...

 


 

할망 / 전국향

외모만 봐서는 그 어떤 세상 근심도 다 상담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어르신인데, 입만 열면 영락없는 7살 소녀다! 그렇다. 할망은 기억력을 잃은 매병(呆病, 치매) 환자다. 전란으로 오랑캐가 쳐들어와 마을 여인들을 끌고 갔고 할망도 그중 하나였다.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았지만 조선에 있는 가족들과 아이들을 생각하며 버텼고 전란이 끝나자마자 산전수전 겪으며 국경을 넘어 가족들에게 돌아왔지만 아무도 그녀를 반겨주지 않았다.
오랑캐에게 몸을 더럽힌 '화냥년' 가족에게까지 버림받은 할망을 품어준 곳은 바로 계수의원이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중이지만.

가슴엔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문신처럼 새겨진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잘 자란 사내들만 보면 자기 아들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제 아들 같은 세풍이 있는 계수의원이 젤루 좋다!

 


 

남해댁 / 연보라

계수의원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요리도 잘하고 목소리도 우렁우렁 크다. 남해 사람이라 남해댁이 되었다는 남해댁. 그러나 늘 의문의 북방 사투리를 쓰는 그녀는, 사실은 귀화한 이민족의 후손이다. 쫓겨나듯 고향을 떠나, 우연치 않게 머무르게 된 곳이 계수의원.

입분이 장군이 키우면서 계 의원 먹고사는 꼴이 하도 신통치 않아, 딱한 김에 약값 대신 밥 해주다가 눌러 앉았다.
부조리한 일엔 지나가다 한 마디라도 툭, 질러 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그리고 일어나지 않은 앞날을 척척 보는 신기한 재주도 지녔다. 말수도 없고 무뚝뚝하지만, 능히 못 해내는 일이 없는 살림꾼에, 속정도 깊어 계수 의원에 그녀가 모르는 속사정이란 거의 없다.

 


 

입분 / 김수안

개지랄 계지한이 어떤 말로 구박해도 굴하지 않고, 맞짱 뜨는데 주저함 없는 딸. 계지한이 백날 천날 알려주는 혈자리는 매번 까먹지만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그림으로 그려낼 줄 아는 재능이 있는 소녀! 입분이는 계수의원 식구들과 복닥복닥, 지지고 볶으며 행복하게 자랐다. 그런데 어느 날, 세풍과 만복이 계수의원에 찾아오고 설레는 손님 맞이를 시작한다.

 


 

장군 / 한창민

계수의원 약재 창고 담당. 한번 배운 약재 이름은 절대 잊지 않고, 냄새와 촉감만으로 모든 약초를 구별한다.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만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런 이유로 아버지에게 학대받던 장군이를 돈과 맞바꾸어 겨우 빼내고 장군이에게 약재 이름을 알려주고 탕약 짓는 법을 가르친 계지한.
장군이에게는 계수의원 식구들이 세계이고, 우주다. 계수의원에서 약초를 캐고, 약재를 다듬는 이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궁 사람들>

 

조태학 / 유성주

좌상

차갑고 괴팍하고 목표를 정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의 달인. 왕 뒤에서 조정을 틀어쥐고 조선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일 인자. 왕이 청나라에 대한 반감으로 북벌 야심을 구체화하자, 북벌을 저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만은 결단코 북벌을 추진하겠다며 왕이 출병령을 내리려하자 대담하게도 왕을 없앨 계획을 도모한다.

 


 

신귀수 

내의원 어의
조태학 못지 않게 야욕이 넘치는 인물. 중인으로 태어난 것이 천추의 한이 된다. 재능은 있지만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혀 숨이 막히는 삶... 그런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조선의 실세, 좌상 조태학. 그가 내의원 수장으로 만들어주겠단다. 그렇게만 해주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세자에서 왕 / 오경주

아버지 주상전하의 북벌 야심과 나빠진 건강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세엽은 유일하게 그런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다. 

그래서 장원급제를 했을 때는 곁에서 함께 할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의원의 길을 가버렸다. 친구이기에 그 뜻을 존중해준다.
그런데... 그런 세엽의 시침으로 아바마마께서 돌아가셨다. 모두가 세엽 탓이고 세엽 짓이라며 손가락질 하지만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난다. 세엽을 물외출송으로 풀어준 것은 세엽이 진실을 밝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때를 기다린다.

 


 

<소락현 사람들>

 

조신우 / 정원창

소락현 감찰 어사/조태학의 양자
나이답지 않은 무게감과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냉철한 남자. 감정도 열정도 없는 그를 감성에 젖게 만들고 무장 해제 시키는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바로 은우다.
조씨 가문의 서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괄시와 천대 속에서 자랐지만 강직하고 정직한 성품을 알아본 소락의 현령이자 은우의 아버지가 그를 제자로 받아 들였다. 이에 친남매처럼 자란 은우를 지고지순 짝사랑 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밑에서 하명복종 할 하수인을 찾던 조태학의 눈에 들어 소락현을 떠나게 된다. 끝내 은우에게 고백하지 못했건만, 은우가 혼인 한다는 소식을 듣던 날, 서현령 앞에 무릎 꿇고 매달려도 봤다. 그러나 다른 사내의 아내가 된 은우... 그렇게 조신우는 가슴 속에 은우를 묻었다.
조태학은 차갑고 모질 게 양자가 된 그를 키웠다. 최선을 다했지만 한 번이라도 기대치에 어긋나면 매를 들었다.

언제든 어디서든 뽑아 쓸 수 있는 잘 벼른 칼, 칼집에서 꺼내는 순간 뾰족하게 날 선 모습으로 신우의 성정은 변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조태학의 부름을 받는다. 소락현에 감찰어사로 부임하란다. 소락현... 은우가 있는 바로 그곳... 하지만 좌상 조태학이 소락으로 내려보내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으니.
유세엽이라는 자를 찾아 철저하게 감시하라는 명이었다. 세풍이라는 자와 함께 있는 은우를 보고 혼란에 빠져드는데...

 


 

임순만 / 김형묵

소락현 좌수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소인배. 소락 향청(지방 수령을 자문, 보좌하던 자치기구)의 좌수(향청의 우두머리).
계수의원에 오만 거지 병자들이 들끓어 고품격 소락 현의 품위 유지가 어렵게 된 바, 폐원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향청 회의 때마다 목청 높였다. 하지만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계수의원을 없애겠노라 나서는 인간이 없었다. 마을에서 신임과 덕망이 두터운 계지한을 함부로 건드렸다간 소락현 사람들이 어떻게 들고 일어날지 예측이 가능했기에.
그럼 난 나만의 방식으로 니 놈을 무너뜨리겠다. 나에게는 계지한과 계수의원을 무너뜨릴 비장의 카드가 있다...!

 


 

서현령 / 김학선

은우 부
소락현 현령. 법을 집행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몸소 모범을 보이는 현령이다. 까닭에, 남들의 이목(耳目)에, 발목 잡혀 사느라 은우가 시모에게 모진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쉽사리 나서지 못한다. 종가집 며느리가 대를 잇지 못하고 남편마저 앞세웠으니 딸은 칠거지악 중에도 으뜸이다. 시댁의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기 직전까지도 모른 척하는 게 법도다.
헌데, 계지한과 세풍이 딸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고, 덕분에 텅 빈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던 딸의 눈빛이 다시 초롱초롱해지는 것을 보고, 평소 그의 대쪽 같던 소신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의원 일을 배워보고 싶다는 딸을 모른 척했다. 침묵으로 응원한 거였다. 많이 늦었지만...아빠가, 미안했다!

 


 

칠성

관아 포졸
동헌 포졸. 소락현 토박이. 감나무집 아들. 순박하고 살짝 빈틈이 많은 어리바리 청년. 은우가 혼인하기 전부터 동헌에서 수사에 도움을 많이 받아 왔다. 거의 받아 적는 수준으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잘 알기에, 뭔가를 들으면 꼭 수첩에 세필로 모범생처럼 적는 버릇이 있다. 어머니의 허리를 고쳐준 계지한과 계수의원에 친근감이 있으며, 자주 들르는 편이다. 말단 포졸인 바, 부조리한 일을 시키면 하,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따라야 하는 고충이 있다. 그래도 은우나 계지한, 세풍이 조사를 위해 동헌을 찾을 때, 윗분들 몰래 들여 보내주기도 하는 의리남.

 

 


 

 

 인물관계도 

 

 

 

 


 

 

 

 

 

 


 

 

 

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

『심의(心醫)는 환자 및 환자 주변 사람들마저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병자(病者)는 극도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느끼는데, 이것은 진실로 환자의 치유에 큰 해(害)가 된다.
따라서 환자는 종잡기 어려울 정도로 원하는 것이 바뀌는데, 그때마다 곡진히 따라주어 평안하게 해준다.
환자나 환자의 주변 인물들의 마음이 편안하면 환자의 병기운도 가라앉기 때문이다.』
- 세조의 '의약론' 中 -

 

 

미치도록 미칠 것 같은 세상.
미치지 않고서는 미쳐 돌아버릴 것 같은 세상.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는, 죄다 '수고하고 마음의 짐 진 자들'이다.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신분 사회라는 이유로 심했으면 더 심했을 불평등과 불공정, 일상화된 폭력이 만연하던 그때 조선, 상처 받고 쓰러진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어루만져주고 위로와 응원을 건네주던...
'심의(心醫)'라고 불리던 조선 정신과 의사들!

참을 인(忍) 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꾹 참기'가 윤리이고 미덕인 세상에서 '내 탓이요~' 하고 사는 데 익숙했거나 억지로라도 그래야만 했던 이들에게 "불행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며 힐링 멘트 날려주고, 마음을 돌보는, 마음이 아름다운 '참'의원 '심의(心醫)'.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마침내 내 탓이 아니었던 불행과 작별하고, 내 몫의 행복을 찾아가는 장하고 대견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열탕과 냉탕을 넘나들며 행복의 온도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 살이에 지친 당신을 위한 행복 처방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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